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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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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9. 23:58 생활의 발견

 소심한 마음에 한술 더떠서 쪼잔함에 가까운 완벽주의도 있어서 항상 남들보다 한박자 서두른다. 그래서 준비를 잘하냐. 그러면 애시당초에 이런글 쓰지도 않는다. 먼저 달리니 쓰러지는건 술 마실때만 그러는게 아니다. 결국 남들 시작할때쯤에는 어느정도 준비도 했겠다, 지친김에 잠깐 쉬자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다 꽤 오랫동안 정신 못차린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다시 그 소심한 마음과 쪼잔한 완벽주의로 마련한 준비한 것들은 봐야하지만 시간내에는 결코 보지 못할, 비장의 무기가 비수로 바뀌고 만다. 그러니 마음만 급해져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건 당연한 일. 이렇게 허둥대다가 '운명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 마음에 평온해진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일,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그 마음. 결국 그렇게 주어진 시험이나 발표에 임하게 되고, 뒤돌아서서는 또 다짐한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그런데 또 그런다. 누가 그랬던가, 나이 스물 넘으면 성격 고치기 힘들다고. 나는 지금도 또 그러고 있다. 사실 이런글 끄적이고 있다는건 어느정도 마음에 그려둔 폭풍은 지나가고 실제 폭풍(!)을 눈앞에 두고서 무념무상의 경지에 올랐다는 얘기다.

 ...라는 얘기를 2007년 10월 네이버 블로그에 썼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이런 변함없는 인간같으니.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