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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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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5. 01:39 생활의 발견


 매번 50% 넘기네 마네하는 문제가지고 여럿 속썩이던 총학생회 선거는 결국 지난해부터 도청문제를 둘러싸고 막장의 막장까지 갔다. 이번 선거는 그래도 그런 문제는 없으리라 믿었지만, 이번에는 개표문제에서부터 재선관위의 사퇴,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취재하던 학내 언론사의 문제까지 나타나면서 또다시 막장으로 이어졌다. 일년에 한번 이래도 욕먹는 짓을 근 반년동안 두세차례 저질렀으니, 이쯤되면 투표한 사람만 바보되는 거다. 이랬는데도 다음에 또 나와서 사과 한마디 없이 무관심이 어쩌고 그러면 진짜 한 대 때려줘야한다. 사실 도청 문제를 제기한 모 선본은 황라열사태때부터 시원하게 문제 제기는 잘 하는데 제대로 수습하는 것을 보지를 못한 것 같다. 이번에 선거에 나오지 않은 모 학정조가 치고빠지는데 진짜 얄미울 정도로 잘한다면, 이 선본은 정말 "팀킬하는거냐?"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상황 파악을 못한다. (비슷한 집단이 하나 떠올랐는데, 아마 지금의 민주당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밥먹으라고 숟가락까지 올려줬는데 먹지도 않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유사하다.) 그밖에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이건 이쯤에서 그만두고, 매번 투표로 골치아플 바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총학생회를 운영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사실 고대사 수업을 듣다가 문득 생각났다.)

 1. 재학생의 1/100, 혹은 1/50을 무작위로 추첨하여 학생 대표인단을 구성한다. 단대별 학생 수 비율도 고려해서. 

 2. 대표인단과 전학대회 참가자가 모여 회의를 개최하여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집행부를 선출한다. (솔직히 이것도 이들 중에서 추첨하여 구성하라고 건의하고 싶기도 하다. 간선이되 간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그래도 문제라면 임기를 3개월 내지 한학기로 줄이면 되겠지) 후보는 자원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반상회의 원칙", 즉 "불참자도 후보가 된다"를 적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교황선출 방식대로 결과가 나올때까지 모두 가둬놓던가.

 투표율이 50%가 넘어야 성사된다는 것은 사실 대의문제일텐데, 이걸 좀 고쳐야 그나마 학생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의가 현실의 발목을 잡는 꼴. 그렇게 대의가 문제면 정식 투표기간에 50%를 못넘기면 3일 연장하되, 그 뒤로도 50%를 넘지 못해도 그냥 개표를 하는 식으로 바꾸던가. (좀 흥행을 고려한다면, 요즘 후보 경선하는 것처럼 단대별로 총학 선거를 다르게 해서 여론환기를 하던가, 아니면 아예 미국처럼 선거인단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물론 그러면 인문대는 좀 곤란하겠지만.)

 사실 총학생회 선거 회칙을 고치려면 보다 전학대회나 그 이상(가령 총투표)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겠지만, 총학생회 선거도 성사되지 못하는 마당에 이런건 꿈에서도 불가능한 일이겠지? 우린 안될거야 아마.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