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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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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9. 16:16 생활의 발견


 오늘 수업준비를 어제 밤에 마무리하고 잘려고 했지만, 너무나 피곤해서 결국 그리하지 못하고 조금 일찍 일어나서 마무리지었다. 사실 그렇다고 오늘 아침에 과연 마무리를 했냐면,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결국 찝찝한 마음으로 전철을 탔고, 자리에 앉아서 읽어야 할 것들을 마저 봐야 했지만, 충분히 잠을 못자서 그랬는지 꾸벅꾸벅 졸았다. 졸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낙성대 역이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내렸는데 생각해보니 우산을 놓고 내렸다. 다시 전철에 올라타서 우산을 집어들고 다시 나오려는 순간, 전철 문은 닫혀서 덕분에 입구역까지 갔다. 낙성대역으로 돌아오니, 마을버스 줄은 저 멀리 횡단보도 너머까지 이어졌다. (8년 등교사(史)에서 가장 긴 줄이지 않았나, 싶다. 본부가 '회심의 카드'로 마련한 방안인 9시반 수업이 순간적인 적체 현상을 만성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나의 걱정은 이렇게 들어맞았다.) 뒤늦게 버스에서 허겁지겁 읽고 발표문도 고쳤지만, 정신없이 학교에 오다보니 수업시간 내내 정신이 멍했던 것도 있고해서 뒤늦은 마무리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쓰다보니 거의 모든 문장이 부정문이네. 카프카는 사람 여러명 힘들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