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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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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27. 15:23 생활의 발견
1. 어제 모처럼 학교 왔다가 집에 가는 길에 깨끗해진 본부를 보고 굉장히 낯설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이게 "보통의 모습"일텐데, 어느새 플랜카드들이 걸린 본부가 익숙해졌나보다. 그래서 근 한달만에 본부 점거가 끝난 것을 직접 눈으로 봐도 실감이 잘 안나기도 하고.
 아무튼 점거 해제 타이밍만 두고 생각한다면 사실 잘 잡지 않았나 생각한다. 방학이 더 지나고 계절학기도 끝나면 처음 비상총회때나 본부스탁만큼의 관심과 열의는 사라질테니까 말이지. 열심히 활동하던 친구들의 얘기나 트위터를 보면 사실상 패배라고 우울해 하지만 그래도 상황을 그다지 낙관적으로 지켜보지 않았던 한 사람으로선 이정도면 선방한 거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결국 이렇게 됐으니 총장이 약속대로 어느정도 성실하게 대화를 할지를 계속 관심가지고 두고보는게 제일 중요할 것이다. 물론 총장도 그냥 듣는 것만으로도 끝나선 안될테고.... 모쪼록  총장이 사태가 의외로 진행된 점을 염두에 두고 이제 진행 방식이나 속도를 좀 바꾸기를 바라마지 않는데, 그동안 한 짓이 이명박 정부에서 욕먹는 짓이랑 판박이였던지라...과연 그럴지.

2. 아침에 밥을 먹으면서 자기네 방송사에서 여름 시즌에 새로 시작하는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봤다. 이런 저런 소개와 함께 "....에서부터 서울대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참가자 이름이 나오는데 낯익은 이름이 나왔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역시나 아는 사람이다. (그쪽이 날 아는지는 모르겠다. 반 후배이긴 하지만 나이차도 있고 이래저래 반방에서 같이 한 시기는 거의 없는걸로 알고 있으니까, 나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게 더 사실에 가까울지도.)
 이 프로그램 말고도 두 개 정도의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을 더 소개해줬는데 보고 있자니 약간 화가 났다. 아무리 대세가 서바이벌이라고 하더라도 이젠 서바이벌이 아니면 프로그램 자체가 진행이 안되는 것일까 하고. 현실에서도 승자독식의 서바이벌이 판을 치고, 여기에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끼기고 있는데 왜 텔레비전에서도 똑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이 나오는 걸까. 뭐 현실과 텔레비전 속 세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니 당연한 것 아니겠냐...싶기도 하지만 아무튼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7ㅏ수다"는 정말 마음에 안들지만.. 뭔가 사람의 어두운 마음을 잘 찌른 것 같기도 하고. "바람직한 진행혁식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하니 TV서 보기 힘든 실력있는 가수들 볼 수 있는거 아니냐?" 이렇게. 이 프로그램에 대한 불편한 마음에 대해선 더 이야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지 않지만, 나는 방송 초반부 만을 봤기 때문에, 혹여나 그 뒤로 내 불편함을 덜어줄만큼 바뀌었을 수도 있으니까 이 얘긴 그만 하련다.)

3. 그러나 경쟁 피로증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논문만 빨리 잘(응?) 쓰면 되는, 경쟁하고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는 대학원생이 이런거 얘기해봤자 누가 공감해줄까 싶기도 하고.... 등등의 주절거림으로 최근 하지 않은 블로깅을 대신해봅니다. 때가 되면 조금 더 정리해서 말할 수 있겠지요.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