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 수업에서 다룬 주제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대학의 등록금인데, 각 나라별 등록금들을 비교해 보자고 해서 한번 내기준으로 유로화로 환산하니까 1년에 국립대 3000유로, 사립대 6000유로정도가 나왔고 (물론 가장 돈안들고 투자도 없는 인문학계열이니 최대치가 아니라 최소치가 되겠지) 이 사실을 얘기하니 모두가 놀랐다. 이왕 놀래킨거 사립대 의대도 한번 가르쳐줄까 해봤지만, 그랬다간 수업이 모두 쓰러져 실려나갈까봐 걱정되서 하지는 못했고. 아무튼 사립대야 그렇다쳐도 국립대는 국립대인데 왜 그러냐고. 속으론 나도 궁금하다라고 대답을 해주고 싶었지만 국립대라해도 한국은 대학교육에 충분한 재정을 뒷받침해주지를 못하고 있다고 대답을 했지만... 역시나 우울했다. 비슷한 시스템인 일본보다도 비싼 상황이고, 우리나라보다 잘사는 나라는 잘 사는 대로, 못사는 나라는 못사는 대로 학비가 저렴한 편이니, 내가 다 민망할 정도였다. (이탈리아 학생들이 자기네 상황을 얘기해줬는데, 소득차에 따라 등록금이 차이가 있다고 한다. 물론 방법론상으로는 가장 현실과 이상이 부합되지만 얘네들도 사람이니 모두 어떻게든 등록금을 적게내는 방법에 몰두하고 있어서 그 나름대로 문제라고는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때 새 정부 교육부 장관으로 이름이 올랐던 어느 '명품' 대학 전총장님께서는 실컷 올려놓고서도 등록금이 모자르다는 소리나 하고 있고, 눈이 작아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새 대통령님께서는 '공부해서 장학금 받으라'는 소리나 하시고 있으니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라고 말씀하신 어느나라 처형된 왕비님이 생각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이제는 입학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어쩔수 없이 입학했다면 닥치고 빨리 졸업하는게 차선이 되어버린 시대가 온 것일까. 대운하같은 말도 안되는 뻘짓거리에 돈을 그렇게도 쓰고 싶으면 소위 말하는 그 '국운'을 위해서라도 대학교에 돈을 주는게 낫지 않을까.
------라고 투덜대는 것에는 규정학기 초과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필요한 이수학점때문에 등록금 절감의 효과를 전혀보지도 못했고, 규정학기 초과자가 된 '덕분에' 그 흔한 수업료 면제 조차도 되지 않아 드디어(?) 실질적인 200만원 대에 돌입했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