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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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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3. 21:28 기억의 습작

최근 읽었던 어느 책에 번역비평과 관련된 글이 있었다. 번역자로서 '동업자 정신'과 독자로서 '소비자 정신(?)' 사이를 저자는 고민스레 왔다갔다 하고 있었고, 이제는 알 사람은 다 아는 비밀인 우리나라 번역문화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인용구의 번역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지었다.

"There is an optimism that consists in saying that things couldn't be better"
 - Michel Foucault, (2000) [1981] 'So is it important to think? '. In J. Faubion (ed.). Tr. Robert Hurley and others. Power The Essential Works of Michel Foucault 1954-1984. Volume Three. New York: New Press, p. 458.

"보통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말하는 게 낙관주의다.” 정도로 번역될 듯싶겠지만, “세상이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하는 것 속에 이미 낙관주의가 존재한다.” 라는 ‘특이한’ 번역 덕분에 우리의 번역문화에 대해 낙관하게 되었다." (이현우, 『로쟈의 저공비행』, 산책자, 2009)

읽고나니 항상 '뭔가 아니다 싶을 때'마다(사실 요즘 늘 드는 생각이기도 하다.) '지금보다 최악일 수는 없겠지'라며 자기 위로 삼던 내 모습과 겹쳐졌다. 그래서 나도 낙관주의자란 말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