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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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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5. 23:09 생활의 발견

 사실 학기말 과제가 끝나지도 않았고, 오히려 끝났다고 생각한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도 있을 뿐더러, 그밖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이래저래 연말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별로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못하다.
 
 거기다 성인광고 문자 한 통과 한달동안 발신통화한 시간이 6분이라는 KTF 안내 문자 두 통이 오늘 받은 연락의 전부라는 사실은 더더욱 우울하게 만드는데......

 아니, 생각해보니 한국 밖에서 온 연락은 몇 개 있었다.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어학원에 같이 다녔던 사람에게 한 통, 바이마르에서 알게 된 사람 두명한테 한 통씩 왔으니, 영어나 독어로 답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우울+찌질해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교환학생 때 알게 된 사람은, 사실 같은 반이래도 별로 그렇게까지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고, 메일도 조금은 형식적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메일을 보내주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특히 작년에 모르고 별 생각없이 스팸메일함에 있던 이 분의 메일을 보고 무심하게 "이게 어느나라 말이야(제목이 체코어로 써있었다!)"하고 지워버렸던 것을 생각하면 왠지 미안한 마음도 있었던지라) 다른 편지 한통도 사정은 비슷한데, 바이마르에서 2주 동안 있으면서 나눈 이야기라고는 열 마디도 채 안되는 그루지야 고딩이 편지를 보내줬으니 (이 편지는 그래도 조금 신경써준 티가 났다) 감사할 따름이고.  마지막 편지 한통은 그래도 꽤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으니, 이건 말할 것도 없고.

 ....라고 말하지만 그다지 기분이 딱히 좋지 않은 것은 여전하다.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