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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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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8. 1. 02:26 타인의 시선

 알 사람은 다 알겠지만, studiVZ라는게 있다. 독일판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물론 페이스북도 그렇고, 이것도 우리네 싸이월드 못지 않게 허접하지만, 그럭저럭 그 동네에서는 인기있는 사이트이기도 한 듯 하다. 학교나 수강하는 수업을 선택하면 그것에 맞게 그룹도 설정해주기 때문에, 여러모로 쓸모 있어 보이기도 하고. 거기다 가뜩이나 얼굴이랑 이름 맞춰서 외우지 못하는데 외국인들이다보니 그 어려움은 더했는데, 이것 덕을 좀 봤던 것 같기도 하다.

 사실 이렇게 말은 해도, 이런게 있다는 것을 교환학생 생활을 마무리할 때가 되어서야 알았기 때문에, 아마 거의 시작하자마자 한국으로 돌아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연히 돌아온 이후에는 한번도 접속한 적이 없었다. 사실, 해볼까 싶기도 했지만, 워낙에 1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여러모로 도움 줬던 사람들에게 아무런 얘기도 없이 (쓸데없이 마음만) 황망하게(?) 돌아와버린 것이 왠지 마음에 걸려서 그러지를 못했었다.

 그러다 오늘 용기(?)를 내서 들어갔는데, 뮌헨에서 알고 지내던 친구가 작년 생일에 방명록을 남겼었다. 여기 들어와서 이걸 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일 축하한다고. 일부러 맞춘건 물론 아니지만, 곧 올해 생일도 다가오니 괜히 찔린다거나 더 미안한 느낌도 들고 있다. 

 그래도 '답방'을 해서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해서, 일단 한 명분의 짐은 덜은 것 같다. 이 참에 한번 못한 과거 청산을 해볼까도 싶지만, 왠지 그러기에도 조금 늦어버린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조금은 머뭇거려진다.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