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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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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의 여인을 다루었다기 보다는 철"이었던" 여인을 다루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듯.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영화가 기대만큼은 아니었다고 한 이유도 이 지점이 아니었을까싶다. 11년 수상의 공과를 단편적으로 주마간산으로 그려내서 한편으론 예전에 HBO서 처칠을 다뤘던 "Into the storm"처럼 수상 재임기만 집중적으로 다루었다면 그것대로 나쁘지 않았을 것같기도 하고. 

 그래도 수많은 혹평(?) 덕에 기대를 안하고 봐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재미있게 봤었다. 한창때는 미국사람들처럼 과거에 연연하지말고 현재와 미래를 봐야 난국을 타개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과거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는, 대조되는 모습은 영화를 더 서글프고 쓸쓸하게 만드는 것 같고. 물론 그 씁쓸함은 "왕년에 철의 여인"을 매우 잘 소화한 메릴 스트립덕이고. (그러고보니 이 영화를 보는 순간 메릴 아주머니는 지구 반대편에서 상을 받고 있었다나 뭐라나)

 이건 영화와 관계 없는 이야기고,  나야 학부때 영국사를 사파(?)로 들었으니 뭐라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대처나 대처리즘은 그냥 '어려울 때는 원칙에 충실하라'라는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특히 정치인한테는 수행하기) 어려운 명제를 따랐던 것이 아닐까싶기도 하다. (다만 내가 그 원칙자체에 동의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래저래 생각해보면 대처의 해결방식은 그냥 선생님이 하라는대로 하고 학원 안다니고 8시간 자고 국영수 위주로 열심히한 모범생의 전형적인 답이랄까? 열심히하면 80점은 받아도 100점을 받지 못하는 뭐 그런...

 다시 영화로 돌아가자면 대처는 굉장히 원칙대로 하고 자신의 원칙과 조금이라도 어긋나도 결코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 뭐 그런게 보수주의라면 제대로된 보수주의겠지, 싶기도 하겠다...싶다가도 주변을 둘러보면 참 이래저래 씁쓸한 기분도 들고.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