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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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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6. 00:01 서양사 관련
1. 전공 필답고사

 전공 필답고사는 고중세, 근대, 현대 세부분으로 나눠지고 각각 두문제씩 제시된다, 그리고 각 분야에서 한문제씩 2시간 안에 서술하는 방식으로 진행.

  (1) 고중세사
     - 스파르타의 사회를 아테네와 비교하여 서술
     - 중세의 도시 사회와 농촌 사회를 비교
    솔직히 정석을 풀면 집합 명제는 천재가 되고 삼각함수는 쥐약이 되듯이 대학원 준비하면서 나는 고대사만 공부한 관계로, 출제자의 의도와는 반대로 고대사를 풀고 나왔다. 하지만 기출문제에 여태 스파르타가 안나왔길래, '스파르타가 나올 타이밍이 됐군'하면서도 '근데 설마 이번에 스파르타를 내겠어?'하고 넘어갔는데, 이번이 그 스파르타가 나오실 타이밍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아테네와 비교'하라고 해서 '아테네'를 쓰고 비교하였음

  (2) 근대사
     - 프랑스 혁명 당시 비기독교 운동에 대해 서술
     - 서유럽의 근대 초 군사적 변화(소위 군사혁명)과 그 의의에 대해서술
    지난학기 대학원 입시에서 개론서에 안나오는 '콜럼버스 교환체제'가 나왔다는 낭보(?)에 이번에도 J모 선생님이 외도를 할 것이라 파악, 대항해시대를 붙잡고 읽었으나, 이 책의 두께도 만만찮으니 어디를 읽어야 하나...고민하다가 그냥 통밥을 굴려서 군사적인 측면(J모 선생님이 이 주제로 대학원에서 수업중이라는 정보를 사전에 확인했음)만 읽었다. 그리고 나왔다. (...) J선생님의 귀차니즘적 사고체계와 나의 귀차니즘적 통밥이 우연히 일치한 사례. 물론, 문제를 예측한 것과 답을 제대로 쓰고 나온 것과는 별개의 이야기.
    돌아오는길에 같이 응시했던 타대생 지원자의 질문 : '근데 도대체 군사혁명이 뭐예요? 무슨 책에서 나온 내용인가요?' ... 한마디로 뭔가 덕후스러운 문제였다는 사실.

   (3) 현대사
    -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을 전후처리의 관점에서 비교 서술
    - 1929년 경제 대공황의 원인을 한 국가의 예를 들어서 설명
    근대사와 비교하자면 참 정직하고 착실한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글의 모티브를 제공한 그 모씨의 말을 빌리자면, "내 갈 길만 계속 가리라"형의 문제가 되겠다.)둘다 출제자님이 쓰신 모 글에 나오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출제자님이 두번째 문제를 미국의 사례로 들어 답을 쓰길 바란다는 강력한 포스를 시험장에서도 느꼈으나, 나름 그 문제의 글을 서너차례 읽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정리가 안되어 결국은 첫번째 문제를 풀고 왔다.
    (사족 - 우연이겠지만 대학원 박사과정 안모선배는, '경제가 어려우니까 29년 대공황이 나오지 않겠어?'라고 예측했었다.)

  *  결론 : 손아파 죽는줄 알았음. 그리고 시험을 보고 나오면서 뭔가 실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겪고 나왔다는 느낌정도?

 2. 제 2 외국어 시험
  전공시험이 끝난후 한시간 반가량 식사겸 휴식시간 이후에 바로 제 2외국어 시험을 한시간 동안봤다. 간단한 지문 세개를 해석하는 시험인데. 기출문제와 비교해봤을때 '이건 뭐지?'할정도로 상당히 쉽게 출제가 되었다는 것. 다만 3번 같은경우는 어휘 선택에 있어서 좀 헷갈릴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문장 자체가 말을 꼬아버려서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풀만 했음.

 이렇게 대학원 시험을 마치고 나왔다. 준비하는 동안 역시 인생은 쉬운게 없어, 대입도 이것보다 어렵진 않았던 것 같은데 왜 이렇지, 하는 등등의 불평불만 투덜거림을 공부는 안하고 했었는데, 결과야 어찌됐든 아무튼 뭔가 하나를 마쳤다는게 역시나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다만 좀 아쉽다거나 그럴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같이 대학원 진학을 고려했던 친한 사람들이 돌연 포기했다는 것.

posted by Gruenta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