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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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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8. 17:25 생활의 발견

http://cool120p.egloos.com/4347250 에서 퍼옴


하지만 이런거 없고, 이때도 가카는 일했다는게 좀 중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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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주부터 헬스장에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마음 먹고 제대로 다시 시작한지 얼마나 됐다고) 최근 관성화된 탓에 온갖 예능 프로를 보면서 걷거나 자전거를 타도 좀 지겨워졌다. 다행히도 때마침 동계올림픽이 시작했으니, 정치적으로는 뭔가 좀 이용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했지만 헬스장 가는데는 약간이나마 다시 동기부여가 생겼었다. 특히 싸이클할때는 스피드 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 하는거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페달을 미친듯이 밟았는데, 문득 정신 차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다들 그러더라. -_-

동계올림픽을 SBS가 독점 중계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 나는 사실 이것도 뭔가 정치적인 음모가 있는게 아닐까 생각했었다. MBC는 '채찍'으로 길들여야겠고, KBS는 이미 우리편이고, 평소에도 비교적 우호적이긴 하지만 SBS에 '당근'을 줘서 보다 우리편으로 만들자, 이런게 아닐까? 하지만 뭐 설마 그럴까 싶어서 곧 생각하기를 그만두긴 했지만. (하지만 서글픈 사실은 이 어처구니 없는 음모설이 왠지 맞을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는 거다....) 아무튼 독점 중계는 솔직히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아던 것 같다. 여러 방송사가 같이 중계를 하면 아무래도 비인기종목은 여러모로 소외를 받을텐데, 한 방송사만 중계를 하다보니까 거의 모든 종목을 아우를수 있었고, 매니악한 사람들의 블로그를 뒤져보니 'SBS는 인기종목 해설은 병맛인데 비인기종목 해설은 정말 잘한다. (그래서 안습이다)'라는 글들도 많던데, 자타공인 비전문가인 내가 보기에도 좀 그런 경향이 있으니까(적어도 전자는 나도 알 수 있을 정도다..), 타방송사는 올림픽따위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위해 평소대로 방송하면 크진 않겠지만 반사이익도 얻을테고. 동계올림픽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3사가 돌아가면서 독점중계를 하면 좋겠다, 싶지만, 독점 과정에도 앞으로 뭔가 정치적인 요소가 제법 많이 개입될 것 같아서 무작정 반길 수만은 없는 듯도 싶다.

이제 동계올림픽도 내일 폐막식을 하고 끝난다. 그리고 방학도 끝났다. 며칠전부터 새학기, (당분간은) 마지막 수업학기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다짐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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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9. 23:58 생활의 발견

 소심한 마음에 한술 더떠서 쪼잔함에 가까운 완벽주의도 있어서 항상 남들보다 한박자 서두른다. 그래서 준비를 잘하냐. 그러면 애시당초에 이런글 쓰지도 않는다. 먼저 달리니 쓰러지는건 술 마실때만 그러는게 아니다. 결국 남들 시작할때쯤에는 어느정도 준비도 했겠다, 지친김에 잠깐 쉬자는 마음이 생긴다. 그러다 꽤 오랫동안 정신 못차린다.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다시 그 소심한 마음과 쪼잔한 완벽주의로 마련한 준비한 것들은 봐야하지만 시간내에는 결코 보지 못할, 비장의 무기가 비수로 바뀌고 만다. 그러니 마음만 급해져 결국 아무것도 못하는건 당연한 일. 이렇게 허둥대다가 '운명의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에 마음에 평온해진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일, 하다보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그 마음. 결국 그렇게 주어진 시험이나 발표에 임하게 되고, 뒤돌아서서는 또 다짐한다.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그런데 또 그런다. 누가 그랬던가, 나이 스물 넘으면 성격 고치기 힘들다고. 나는 지금도 또 그러고 있다. 사실 이런글 끄적이고 있다는건 어느정도 마음에 그려둔 폭풍은 지나가고 실제 폭풍(!)을 눈앞에 두고서 무념무상의 경지에 올랐다는 얘기다.

 ...라는 얘기를 2007년 10월 네이버 블로그에 썼다. 그리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이런 변함없는 인간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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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3. 00:23 생활의 발견

 평소 먼저 연락 안하던 고등학교 동기로부터 대뜸 먼저 연락이 왔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무엇인가를 부탁(?), 혹은 제의를 하기 위해 연락을 했었던 것이고, 내용인즉슨 인터뷰를 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뜬금없이 무슨 인터뷰냐고 물어봤더니 모 청소년 잡지의 인터뷰이며, 이번에 자신이 인터뷰를 했었는데 다음 대상자로 나를 추천(?)해줬다고 했다. 사실 마음 속 한켠 구석에 조용히 잠재해 있던 세속적 명예욕(?)이 잠깐 눈을 떠 일단 자세한 이야기나 들어보자 했더니, 편집기자로부터 자신이 받은 이메일과 기자에게 나를 추천한 이유, 그리고 자신이 받았던 이전호의 인터뷰 기사를 첨부하여 이메일로 보내줬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잡지라길래, 이메일을 확인하기 전까지만 해도 순진한(?) 나는 말그대로 평범한 고등학교 때 생활, 대학생활, 중고등학생에게 추천할만한 책/영화, 이런 신변잡기적인 것들을 다루는 것이려나 했었다. 그러면 해볼만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말해서 아주 없지도 않았고.

 하지만 이메일을 연 순간, "고등학교 동기인 이 친구가 꾸준히 성적이 올라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여 석사과정이다." 라며 나를 추천했다는 것을 보고 아차 싶었고, '샘플' 인터뷰 기사는 역시나 별볼일 없는 성적이었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내신이 얼만큼 올랐고, 수능 점수가 얼만큼 올랐으며, 또 각 영역별 공부는 이렇게 이렇게 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지난호 인터뷰의 대상이 '성공'적으로 수험생활을 마쳤다고 할 수 있을 법한 갓 대학들어간 학생이었으면 그런가보다 했었겠지만, 하필이면 그 대상이 인터뷰 당시 고2였던 학생이었고, (결코 비웃을 생각은 없지만) 그 친구가 소위 자신의 '비법'을 보여주고 있다는 약간은 어이없게 느껴졌다. 결국 두 페이지 분량의 기사는 시쳇말로 '손발이 오그라들어' 1/3도 보지 못한채 바로 연락을 주었다. 고등학교 입학한지 10년이 넘었고, 수능을 치른 것은 1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마당에, 그 사이에 대입에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도 다섯번은 넘게 바뀌었을테고, 결정적으로 나를 키운건 4할은 학원이었던 마당에 이런 인터뷰는 못하고, 할 수도 없다고 답을 보냈다.

 이 친구는 수험과 관련된 책들을 냈었다. CEO가 되겠다며 경영대에 입학했던 이 친구가 갑자기 어느 순간에 교육에 관심을 돌리게 됐는지 그 사연을 나는 모른다. 하지만 아무튼 이렇게 방향을 바꾼 이 친구의 책에는 자신의 중고등학교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할때 필요한 마인드, 일종의 학습 요령 등이 담겨있었다. 이 친구한테는 미안하지만 나는 그 책들을 시중 서점에서는 한번도 보지 못했고, 인터넷 서점에 올라온 서평, 추천사(그것도 지금은 교장선생님이 된 고1때 담임이! 쓰셨단다!), 목차 등을 빼면 이 책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에 속단할 수 없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게 과연 잘하는 일인가 싶었다. 물론 공부하는게 큰 틀에서 보면 그다지 바뀔게 없겠지만 싶으면서도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0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사람이 과연 지금 수험생들에게 기술적인 이야기를 해줄수 있을까?에서부터, 과연 이 기술적인 것들만 이야기 하는 것으로 충분할까? 교육에 그렇게 관심이 많다면 이 친구는 그럼 왜 보다 큰 틀에서 교육 문제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일까? 본인도 고민은 하지만, 수험서적이라는 출판 시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등등 하는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실 이런 생각들을 얘기해주고 싶었지만, 내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이런 이야기를 이 친구에게 하겠나, 그리고 정작 수험생들한테는 이 친구의 이야기들이 당장은 더 도움이 될테니 별 수 있나, 하는 생각 때문에 그리하지는 못했다. (사실 보다 '결정'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는 이 이야기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얼마 전 모 주간지에서 수험생을 다루고 있는 모 드라마에서 주인공급 배우가 "올림픽에서 어느 나라의 누가 메달을 따고, 어느 나라가 몇 위를 했는지는 관심을 갖고 격려를 하면서 왜 학교에서는 그렇게 하는 것을 꺼려하느냐"라는 발언을 했고, 이런 비슷한 발언을 "1등 신문"의 모 주간이 그 전에 이미 했다는 것을 소개(그리고 아마도 또 특정 교사 단체를 언급하며 배후설을 얘기했곘지..) 했던 것이 떠올라 약간 더 우울해졌다. 내가 너무 일반론적인 생각만을 하고 현실적인 사항들을 고려하지 않는걸까, 아님 이네들이 너무 현실적인걸까? 잘 모르겠다.

 p. s : 조금은 다른 이야기. 이보다 얼마전에 친구 세명을 만났다. 편의상 A군, B군, C양이라고 칭하자. A군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모두 같이 나왔고, 심지어 같은 해에 대학교를 졸업하였다. B군은 초중학교와 대학교를 같이 나왔고, C양은 유치원, 초중학교, 대학교를 같이나왔다. 이 친구는 전공이 다르니 큰 의미가 있겠냐만은, 같은 학기에 대학원을 입학했고, B군과는 과동기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네명은 '적어도' 모두 같은 초중학교와 대학교를 나왔다는 이야기. 아마 C양과 내가 성(姓)이 같았다면 고등학교도 같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네 명 모두 고등학교때까지 같은 동네에 쭉 살았었으니, 있을법한 이야기이다. 초중고등학교야 그렇다 치더라도, 하지만 대학까지 모두 같이 나왔다는게 과연 "있을법한" 이야기일까? 적어도 이 세 친구들은 똑똑한 친구들이고, 약간의 운이 좋았던 나까지 포함해서  "이것은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초중학교와 대학교까지 같이 나온 친구는 우리 넷이 전부가 아니다. 내가 아는 사람만해도 두세명은 더 된다. 물론 개개인의 실력이 1차적인 원인이겠지만, 그것을 뒷받쳐주는 것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그게 그 동네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동네는 모 시사 주간지에서 "부유한 사람들이 더 열심히 투표를 한다"며 그 사례로 꼽은 서울시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은 곳이라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또 우울해졌는데....어째 이래저래 괜시리 우울해지기만 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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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9. 00:12 생활의 발견


 2월 초에 있을 Test-DaF를 준비하고자 고려대 국제어학원에서 개설된 시험 준비반에 등록하였다. 그리고 수업은 오늘부터 3주간, 일주일에 네번씩 네시간 수업. 이정도 수준까지 독일어를 배우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으니, 많아야 10명이 넘겠냐, 했었는데, 왠걸? 25명 정원이 꽉찼다. 거기다 타학교에서 듣는 어학수업이니, 아는 사람도 없겠다 싶었는데 이건 또 뭥미? 우리학교 독문과 대학원생 두 명은 그렇다 치더라도 뮌헨에서 반년넘게 어학원을 같이 다녔던 언니(실은 동갑)와도 수업을 같이 듣는다. 첫날 파악된 사람들만 이 정도니, 며칠 더 호구조사하다보면 또 아는 사람에 아는 사람이 등장하겠지. 좀 뜻밖이긴 하지만, 독일어 수업에 대한 수요가 적은것 못지 않게 공급이 적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

 워낙에 뮌헨에 있을 때 어학수업이 교환학생으로 지내면서 모든 생활이 이에 맞춰질 정도로 (시쳇말로 '염통이 쫄깃'해질 정도로) 집중적이었던 탓에 그 뒤로 어학수업이 다 널널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있고, 첫날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수업은 약간 지루했고, 두서가 없었다. 왠지 선생님이 이 수업을 처음으로 맡았는데, 그렇다고 딱히 준비한 것 같지도 않고.... 실제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니 벌써 그냥 수강료를 일부라도 환불받을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던데, 아무래도 조만간 수강생 정원이 1/3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사실 언제나 어학수업은 종국에는 1/3만 남는다. 다만 왠지 그게 생각보다 상당히 일찍 찾아올 것 같다는 것이지...)


 그래서 나도 그만둘것이냐? 아니올시다. 뮌헨대 부설 어학원의 전설이 아닌 레전드(라고 08년 교환학생이었던 남모씨와 공모씨는 이야기했다)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비록 선생님도 약간 헤매고 있고, 3주 뿐인 수업이긴 하지만 그래도 3-4일 정도 지나면 선생님이 조금은 정신을 차리리라 믿는다.(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가다보면 남은 사람은 또 그만큼 뭔가 이점은 더 있지 않겠냐는 생각도 있고, 무엇보다도 독해랑 듣기는 혼자서 할 수 있겠다 싶어도 말하기랑 쓰기는 누가 봐줄 사람이 없다. 그리고 사실 이게 더 중요한 문제인데, 내가 학원을 안간다고 해서 그 시간만큼 혼자서 시험준비를 할 리가 없다는 것을 내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모든 우려를 접고, 오직 근성으로만 학원을 다니기로 했으니, 그저 일찍 일어나 제때 학원에 가서 졸지 않고 수업만 들으면 되지만, 수업을 듣다보니 왠지 모르게 정말 근거없이 '대충 해도 왠만큼 할 수 있겠는걸?'하는 생각이 들어 약간 걱정이다. 첫 수업에 가장 쉬운 부분을 공부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선생님이 계속 헤매게 된다면 나도 같이 계속 저런 생각을 하면서 헤매다 삽질하게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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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7. 16:14 생활의 발견
 국민학교 1학년때 우리집 바로 윗집에 살던 여자애가 있었다. 입학 첫날부터 같은반에 짝까지 했으니, 어머니끼리 금방 친해진 것은 물론이고 우리 둘도 금방 친해졌다. ...라고 말하지만, 워낙에 옛날 일이이다보니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별달리 생각나는 것은 많지 않다. 그 친구 일가가 당시 어디의 뭔지도 모르는 미국에서 왔고, 미국에서 오신 분답게 이름도 그 친구의 이름이 서양식 이름이었고(그렇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의 구절 그대로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응?') 당시 흔치 않았던 외제차에, 집에 놀러가서 봤던 물건들은 죄다  'come from U.S.A'였던 탓에 적지 않게 문화충격을 받았던 것이 그나마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을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2학년까지 같은반을 했었는데 첫 학기가 거의 시작하자마자 바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친구와 관련된 이야기는 끝이다. 바로 윗집에 사는데 이사가는 모습을 봤다거나, 같은 반 애들보다는 몇 번 더 얼굴을 봤을 법한데, 딱히 그런 기억은 나지 않는다.

 초중학교 때 전학을 간다거나 해외로 간 친구들은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유난히 이 친구만 생각나는 것은 주변 사람들 중에서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외국으로 나가는 첫 번째 사람이었고, 어린 마음에 한국도 아닌 해외로 나가서 다시는 못볼 것이다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뭐 그렇다는 이야기.

 얼마 전 국민학교 동창과 다른 동창들 이야기를 하다가 이 친구 이야기도 나왔는데, 같은 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친구는 기억을 못하고 있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마지막에 "그럼 페이스북에서 찾아보던가.."라길래, 검색을 해봤다. 하지만 검색결과는 2,000건이 넘을 뿐이고.... 그래도 잉여력이 아닌 근성으로 150명까지는 그래도 프로필을 뒤져보았으나 초딩적 얼굴도 기억 안나는 마당에 어떻게 20대후반 처자의 얼굴로 유추가 가능할 것이며, 또  여기에는 한국사람 뿐만 아니라 중국사람, 거기도 모자라 금발 아가씨들까지 나오는 마당에, 어찌 찾을수 있으리오? 아마도 피천득 선생처럼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야 할 것 같다.




p.s : 다른 얘기지만, 남녀칠세부동석의 대한민국에서 아무리 우연히 이웃집에 살고 같은 반을 2년동안 해서 '어쩔수 없이(?)'친해졌다 하더라도 태클을 거는게 당시 국딩들의 집단 심성이었다. 그래서 그 친구가 미국으로 떠났을 때, 나는 내심 저 놀림으로부터 해방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내심 좋아했었는데, 그건 또 아니였다. 한쪽에선 이제 그 친구가 가버렸으니 심심해서 어쩌냐하는 놀림부터 다른 쪽에선 그때 마침 짝을 하고 있었돈 모 친구와 연결시켜 놀렸는데, 그 때 짝이 모 포털사이트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는 서모씨다. 나도 주변에 좀 유명한 사람 있다고 자랑하고 싶어서 추신으로 써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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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6. 02:03 생활의 발견
 가끔씩 호의와 친절을 베푸는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종종 불편함이나(다른 얘기지만 최근 포스팅의 키워드는 '불편함'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도대체 왜 그러나(?) 하는 귀찮음마저 느끼고 있다. 그러면 안되지, 다짐하지만 또 다짐대로 안되는게 사람의 마음인 법. 가뜩이나 잔걱정 많은 성격에 나는 또다시 스트레스를 자처해서 더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여버린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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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5. 23:09 생활의 발견

 사실 학기말 과제가 끝나지도 않았고, 오히려 끝났다고 생각한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도 있을 뿐더러, 그밖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이래저래 연말분위기에 편승하지 못하고 별로 기분이 썩 유쾌하지는 못하다.
 
 거기다 성인광고 문자 한 통과 한달동안 발신통화한 시간이 6분이라는 KTF 안내 문자 두 통이 오늘 받은 연락의 전부라는 사실은 더더욱 우울하게 만드는데......

 아니, 생각해보니 한국 밖에서 온 연락은 몇 개 있었다. 교환학생으로 있으면서 어학원에 같이 다녔던 사람에게 한 통, 바이마르에서 알게 된 사람 두명한테 한 통씩 왔으니, 영어나 독어로 답장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그렇게까지 우울+찌질해할 이유도 없을 것 같다. 교환학생 때 알게 된 사람은, 사실 같은 반이래도 별로 그렇게까지 얘기를 많이 하지 않았고, 메일도 조금은 형식적인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잊지 않고 메일을 보내주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특히 작년에 모르고 별 생각없이 스팸메일함에 있던 이 분의 메일을 보고 무심하게 "이게 어느나라 말이야(제목이 체코어로 써있었다!)"하고 지워버렸던 것을 생각하면 왠지 미안한 마음도 있었던지라) 다른 편지 한통도 사정은 비슷한데, 바이마르에서 2주 동안 있으면서 나눈 이야기라고는 열 마디도 채 안되는 그루지야 고딩이 편지를 보내줬으니 (이 편지는 그래도 조금 신경써준 티가 났다) 감사할 따름이고.  마지막 편지 한통은 그래도 꽤 친하게 지냈던 친구였으니, 이건 말할 것도 없고.

 ....라고 말하지만 그다지 기분이 딱히 좋지 않은 것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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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1. 21:31 생활의 발견

 오고 싶지 않았던 과사무실에 왔더니 학사편입을 지원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이야기 할 수도, 해서도 안되겠지만, 자기 소개서에는 "우리과 모 선생님의 모 책을 읽고 자신의 무지를 깨우쳤으며 편입해서 지도편달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내가 아는 한, 결코 인문대의 마인드로는 결코 만들 수 없는 어마어마한 포트폴리오까지 첨부해서 보내왔다. 솔직히 생각해보면 그런 "자기 경력"을 가지고 굳이 우리과 와서 공부를 하고 싶다면 편입이 아니라 대학원 와서 공부하는게 훨씬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어딘가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그 어마어마한 자기 소개서와 포트폴리오에 있었던 상당한 "정치성"이었는데, 모 선생님의 모 책을 언급할 때부터 눈치챘지만 어딘가 상당한 보수적인 느낌이 나를 불편하게 했고, 두번째로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그 "과도한" 자기소개가 유명 수도권 대학의 서울 캠퍼스가 아니라 지방 캠퍼스 출신(복수전공은 서울에서 했다)이라는 사실과 겹쳐지면서였다. 

 솔직히 나의 정치적 성향을 물어본다면 "알고보면 그렇게 진보적이지는 않다" -- 솔직히 "자유주의"에 가깝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놈의 나라는 유사 자유주의가 자유주의 이름을 더럽혀서 욕먹이는 공간이니까 --- 라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친근할 법(?)도 한 "보수적"이라는 것에 단순한 반대의 감정 이상을 넘어선 불편함을 느낀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어쩌면 그네들 만큼이나 내가 제법 말이 안통하는 종자라 그런 것일수도 있겠다.

 두번째는 사실 조금 이야기하기가 약간 조심스럽다. 물론 나는 나 하나 먹고살기 바쁜 마당에 다른 사람의 학력에는 별 신경쓰지 않는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 무의식의 어딘가에는 보고 배운게 각인이 되어 있어서, 이럴 때 그런게 나올지도 모른다고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 과도한 자기소개와 소위 말하는 "스펙" 너머로는 자신이 드러내고 싶은 것 이상이나 자신이 숨기고 싶은 것이 보였다. (다른 얘기지만, 역시 편입한 내가 아는 사람 한 명도, 편입한 학교에 대해 상당히 강한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 같아 불편해하기도 했었다.) 아니, 사실은 "스펙"이 그 어떤 것보다 대학생활의 중요한 경험이자 자산이고, 자소서가 소위 "자소설"이 되어가는 마당에 이 정도는 양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 말을 이래저래 돌려말했다. 하지만 결론은 내가 어디서 불편함을 느꼈던 것일까? 단순히 관련 자료들의 "과도성" 때문일까? 아니면 그 과도함의 이면에는 정말 이런 말 블로그라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마당에서 하기는 그런 말이지만, 속된 말로 말하는 "학력세탁"이 있는걸까? 아니면 나 또한 나도 모르게 갖게된 학력에 대한 오만과 편견을 감추고 저런 생각으로 내 불편함을 감춰둘려고, 혹은 정당화시킬려고 하는 것에서 온 불편함일까? 여러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여러개일 수도, 아니면 'none of these'일 수도 있다. 어쨌든 사실 어떤 의미로든 이런저런 생각을 한 내가 왠지 부끄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니, 참 이래저래 부끄러운 일 투성이로구나.

p. s. : 우리과 모 선생님의 모 책을 읽고 자신의 무지를 깨우쳤으며 편입해서 지도편달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은 헀는데, 정작 그 분은 이 글을 볼까? 나는 볼 것 같지 않다. 본다 하더라도 잠깐 기분 우쭐해지고, 그게 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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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1. 01:26 생활의 발견

내년 봄쯤에 지금 쓰고 있는 핸드폰의 약정이 끝날 예정이라 이참에 화제의 스마트폰으로 바꿔볼까 생각을 하고있다. 한마디로 설레발이긴 하지만, 마침 할 것은 많은 기말시즌이니 이런 것 정도 생각해주며 셀러발 치는게 예의가 아닐까. 그래서 이것 저것 찾아보다가 결국 종착역은 남들 다 그렇듯이 아이폰. 사실 아이폰은 그 매력적인 기능 만큼이나 무시 못할 단점들 때문에 이래저래 망설여지다가도, 가끔씩 주변에서 쓰는걸 보고 있자면 그 단점들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으니까...이러다가도 당장 내일 살것도 아닌데 왜이러나, 이러고 있기도 하고.

그건 그렇고, 아이폰 단점 중에서 지적되는 사항 중 하나는 '다른건 다 좋은데 정작 전화가 잘 안된다'이다. 모든 기계에 대해서 정명(正名)정신에 맞아야 한다는 쓸데없는 고집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단점은 꽤나 치명적인 것이리라...하지만 생각해보니 나는 월 300분 무료통화를 할 수 있는데도 발신통화가 10분이 거의 넘지를 않으니 상관 없잖아? 나는 안될거야..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윤리적인 문제(?)는 이번에는 무시해도 괜찮겠구나, 이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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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13. 16:49 생활의 발견

 어딘가 또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나 새로한 기분인것 같기도 하지만.

 http://twitkr.com/huthlodias

 또 괜히 공부하기 싫으니까 스마트폰이나 뒤적여보고 있다.
posted by Gruenta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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