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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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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3. 11:20 생활의 발견


 어렸을때부터 야구선수들한테 사인받은 공이나 종이가 제법 되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몇차례의 이사와 몇차례의 무관심기간을 거쳐서 사라졌다. 빙그레에 다니셨던 아버지 덕에 이런저런 연줄로 사인을 받았던걸로 기억하고, 또 가끔 야구장가서 오다가다 선수들 만나서 사인도 받았던걸로 기억하는데 말이지. 그래도 남아있는 것들을 정리차원에서 사진으로 찍었다. 

 <90년 올스타전 사인구> 사실 선수들이 던져주던걸 내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받았는데 '아주라'정신에 입각하여 친철하게 나한테 주셨다. 다시 만날 일도 없고, 만나도 모르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그저 감사드릴뿐. 굽실굽실.

<이정훈 선수 사인구> 언제 받은 것인지 모르겠음. -_-;;;


<99년 우승 기념 사인구> 정민철-구대성 선수 사인이 있음. 이건 아버지 연줄로 받아냈음. 후후.
 그리고 아마 그 해 우리반에 한화 팬은 나까지 단 두명이었다지.....?


<07년 시범경기때 받은 류현진 선수 사인>



<06년 플레이오프전때 받은 구대성 선수사인> 경기장 들어갈때 사람들이 붙잡고 사인받으려하니 예의 그 쿨앀한 모습으로 "죄송한데 경기장 들어가야해요"라고 하자 "그럼 저까지만 사인 좀..(굽실)"라고해서 받아냈었다.


<2008년 올스타전에서 받은 꽃범호 사인>

<박찬호 메이저리그 100승 기념 사인구>
KBSN 스포츠에 다니던 선배가 이벤트하고 남는거라고 하나 줬다. 뭐 그렇다고.. 박사장님 어서 새로 둥지트시길. 한화오면 그보다 좋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미국에 계시는게 나을듯?

posted by Gruentaler
2010. 6. 25. 02:01 생활의 발견
오후에 독문학 과제를 제출하는 것으로 한 학기가끝났다. 그리고 석사과정 수업도 다 끝났다. (당분간) 마지막 수업학기라는 사실때문인지는 몰라도 필요이상으로 스트레스 받아가며 학기마무리를 한 것 같다.

이것저것 방학때 할 것들도 생각하고, 짧게는 1년 길게는 한학기정도 더 논문을 써 나갈텐데 이젠 수업이라는 고삐도 없으니 잘 해나갈지 모르겠다. 학교가는건 점점 귀찮아하고 있고, 시간활용만 잘하면 될것같은데 점점 만사 귀찮아지고 집중력도 떠러지는것 같아서 이것도 걱정이다.

내일 학교가서 빌린 책들 반납하고 일단 다 본책들도 들고 나올 생각이다. 그러고 주말에 책정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방정리를 하려했는데 갑자기 제주도 내려가기로 해서 이건 미뤄야할듯. 제주도 갔다오면 강릉가겠다고 설레발 친 것도 가라앉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방학끝날때나 가야지...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posted by Gruentaler
2010. 6. 20. 20:41 생활의 발견

 종강을 하면 강릉을 가야지. (노선도를 보니 강릉 직전 역이 정동진 역이었음.. 이 서울촌놈 같으니...)
 조금 늦게가면 중고딩 방학에 휴가 성수기도 겹칠 테니, 29-30일쯤 갔다와야지.
 22시 50분 출발 다음날 새벽 04시 57분 도착이라니, 가서 일출을 본다치고, 그럼 그 다음에는 뭘 해야하지?
 유명한 커피골목과 카페가 있다니, 일단 거기간다치고, 그 사이에는 또 뭘한담. 강릉이 얼마나 큰지도 모르고, 이래저래 괜히 바람만 잔뜩 들어갔구나.

===

 변함없는 나의 삶이 지겹다고 느껴질 때
 자꾸 헛돌고만 있다고 느껴질 때
 지난 날 잡지 못했던 기회들이 나를 괴롭힐 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게

 언젠가 함께 찾았었던 그 바다를 바라볼 때
 기쁨이 우리의 친한 친구였을 때
 우릴 취하게 하던 그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게

 나는 그곳으로 떠날 수 있는 용기조차 없어
 그저 수첩 속에 그 차표들을 모을 뿐
 어느 늦은 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마음속에 숨은 바다를 찾아볼게

 너의 추억이 감당할 수 없도록 가까워질 때
 네가 떠나야 했던 이유가 떠오를 때
 늦은 밤 텅 빈 나의 방에 돌아갈 용기가 없을 때
 강릉으로 가는 차표 한 장을 살게

 창고, 강릉으로가는 차표 한 장을 살게
posted by Gruentaler
2010. 6. 13. 20:54 생활의 발견

 괴테처럼 아무한테도 알리지 않고 혼자 홀연히 여행을 가는 거다. 물론 그 양반이야 공무에 시달리다보니 작품활동을 못할 것 같아서라고 얘기했지만, 난 좀 다른 이유이겠지. 해남이든, 정동진이든, 강릉이든. 잠깐, 여기를 갈려면 한밤중에 출발해야하니 모두가 다 알겠군. 핸드폰이라도 두고 가야 하나.

 기말 압박에 대한 도피에서 비롯된 생각이긴 하지만, 클래식 기타를 배워봤으면 하는 생각이 예전부터 있었다. 마침 이제 종강하면, 논문 쓸때까지는 수업을 안들을 테니까.. 일주일에 두어번 한두시간 기타배울 시간 정도는 있겠지...응? 그러다 논문학기가 두학기가 세학기 되고 네학기 될려나? 

 지방선거를 보고 동네 시민단체 자원봉사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잠깐 해봤지만, 이건 뭐 진짜 도피성 망상이 끝까지 간 끝에 다다른 생각이니, 기말과 함께 사라질 생각일듯.

 방학 때 읽고 싶은 책도 눈으로 찍어 두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논문 자료를 찾아서 읽어야 할 테니 또 많이 읽지는 못하겠지. 아. 그나저나 책장 정리도 해야하는데.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온지 3년이 다되어가는데 '다음 방학에는...'하고 마음만 먹다 한번도 못했다. 뭐 그렇다고.
posted by Gruentaler
2010. 6. 1. 19:57 생활의 발견

제가 찍은 시장/구청장/시의원/시의원 비례대표/교육감/교육의원 7명 중에서 4명 이상 당선 되면 6/3에 만나는 사람마다 캔커피 돌릴까 합니다. 더 비싼걸 돌리고 싶지만 돈이 업ㅋ엉ㅋ

 

posted by Gruentaler
2010. 5. 19. 14:36 생활의 발견
 그냥 생각나는대로 두서 없이 쭉 적어봄.

 1. 어제밤 오늘 아침 내내 트위터에서는 한명숙 후보의 미숙함에 대한 질책과 안타까움이 미친듯이 쏟아졌는데, 외유내강이라는 장점이 오히려 토론회에서 한명숙 후보의 발목을 잡은 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이러니 괜히 "예선전 안거치고 부전승으로 올라와서 그런거 아니냐"라며 불안감을 가중시키기까지하고. 조금 강하게 나아가야할 때 주저하고, 준비한 말을 빨리 해야한다는게 얼굴에 드러났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토론의 기회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을 해야할듯 하다. (이와는 별개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한다고 하면서 그 정신의 알맹이는 쏙 빼고 노무현의 '한방'효과만 잔뜩 노리고 있는 민주당 수뇌부는 정말 반성해야한다.)
  다만 나도 아쉬움을 많이 느끼기는 했지만, 그렇게까지 욕 먹을정도로 못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조금 외롭다.(응?) 하긴, 어찌됐든 후보로 나왔으면 반드시 이긴다는 생각으로 덤벼들어야 할텐데, 그런 인상은 조금 부족했다.(여기서 또 읽고 있는 "귀곡자"가 잠깐 떠오르긴 하는데...자세한 설명은 생략.) 내가 얼마나 알겠냐만, 이건 워낙 후보 본인의 성격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2. 내가 팔로잉 한 사람들이 적지 않게 진보신당 지지자들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번 토론의 승자는 노회찬이라고 추켜세우는데, 솔직히 내가 너무 기대치를 높게 잡고 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딱히 그렇게까지 승리했다는 인상은 못 받았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오-노 두 사람만 한시간 동안 토론하라면 조금 더 재미있을듯. 사실 이런 토론에서 '승자'라고 말을 해야 한다면 자기 지지자들은 붙잡고 유동층과 다른 사람 지지자를 끌어와야 할텐데, 노회찬 후보는 이처럼 자기 지지자들만 만족시킨 것 같다.
  시간내에 준비하는 말을 빨리해야겠다는 인상은 노회찬 후보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다만, 공격적인 스타일이고 적시에 적절한 비유를 사용을 워낙 잘 하다보니 한명숙 후보보다 조금은 효과적으로 의사 전달을 한 것 같다. 그래서 온-강의 한-노 두 후보가 조금 더 긴밀하게 공조해서 오세훈 후보를 공격했다면, 꽤나 재미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한-노 두사람이 치고박고 설전했냐면, 그것도 아니라서. 마치 무심한듯 시크하게, 소 닭보듯....?)

 3. 지상욱후보는 잔재미를 주고, 옳은 말씀도 하셨지만, 자유선진당 당 간판 떼면 어디서 나오셨는지 파악이 안되었을 듯. (죄송해요. 한줄 이상으로 드릴 말씀이 없네요. 그래도 노회찬 후보도 나오지 못한 KBS 토론회에도 나오고, 무엇보다도 심은하씨가 부인이니.....읭?)

 4. 오세훈후보는 얄미울 정도로 말을 잘했다. 다만 그 "잘했다"는게 내용 면이 아니라 형식면에서 그렇다는 뜻이고, 그래서 만약 오세훈 후보가 내 동생이었으면 정말 머리 쥐어박아줬을 듯. 전 정권 물타기 하나 싶더니 "물론 지금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중요하죠. 그래서 저는.." 은근슬쩍 할 말 다하면서 화제돌리는 모습은 여러 의미로 최고였다. (사실 누구 말대로 현정권이 '전정권 심판' 운운하는건 진짜 코메디다. 전정권 심판한다고 정권 잡고, 그뒤로 2년반이나 지났는데, 그렇게까지 무리수를 뒀으면서도 여태 '심판'을 못했다니?!) 쉬어가는 코너로 방청객들한테 사적인 질문 받아서 공약얘기로 마무리하는 것도 정말 잘했고. 사실 굳이 토론만 놓고 본다면 진짜 승자는 오세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시종일관 토론하는 태도가 재수없으리만치 여유가 있었다. 현직 프리미엄도 있고, 또 집단 공격을 당할 것을 알고 있으니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마지막 정리 발언때 "이번 서울 시장 선거는 미래를 내다보는 집단과 과거로 돌아가려는 부정부패 집단의 대결"이라고 매우 종요한 말씀을 하셨다. 그렇지 않아도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 외환위기를 얘기하면서 "복지에 한번 돈 쓰기 시작하면 발을 뺄 수 없다"라며 "복지는 돈으로 하는게 아니라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도 하셨는데, 그래서 나도 그냥 마음으로만 지지하고, 표로는 다른 사람 지지할까 싶다.

 5. 토론의 승리에 대해서 다시 얘기하자면, 토론에서 승리를 하려면 분명히 자신의 지지는 굳히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을 끌어모아야 할텐데, 네 후보중 그 누구도 다른편도 끌어모으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뭐, 어차피 토론회를 지켜 볼 사람은 마음속에 어느정도 후보를 정해뒀을 테고, 관심 없는 사람은 아예 지켜봤을리가 없으니까. 한명숙 후보에 대한 안타까움 섞인 질책도 사실 이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리라. 그리고 설령 "한명숙 후보가 토론을 못했다. 삽질했다."라고 토론회를 지켜본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큰 영향을 끼칠것 같지는 않다.

 6. 사실 은근히 한명숙 후보에 대한 변명이나 옹호 발언을 많이 했는데, 사실 별일 없으면 한명숙 후보를 찍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이 반영된 것 같기도 하다. 뭐 어쩌겠어.... 그래도 진보신당(넓게는 민주노동당까지)이 주장하는 것들은 보다 더 공론화 되고, 그 정책이 정착되야 제대로된 좌-우 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용돈 쪼개서 후원해주고 있으니, 이정도면 의리(?) 지킨 것이겠지.

 7. 전체 판세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민주당은 훨씬 더 많이 다른 야당들에게 양보를 했어야 했다. 그러고 12년 총선이랑 대선때 이자쳐서 제대로 돌려받으면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너무 나이브한건지, 아니면 다음에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확 이길 자신이 있다는 것인지...

 8. 근데 이런거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쓰면 선거법 위반임?
posted by Gruentaler
2010. 5. 5. 23:26 생활의 발견

아니면 내가 너무 많은 것들을 기대했거나.
posted by Gruentaler
2010. 5. 5. 01:39 생활의 발견


 매번 50% 넘기네 마네하는 문제가지고 여럿 속썩이던 총학생회 선거는 결국 지난해부터 도청문제를 둘러싸고 막장의 막장까지 갔다. 이번 선거는 그래도 그런 문제는 없으리라 믿었지만, 이번에는 개표문제에서부터 재선관위의 사퇴,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취재하던 학내 언론사의 문제까지 나타나면서 또다시 막장으로 이어졌다. 일년에 한번 이래도 욕먹는 짓을 근 반년동안 두세차례 저질렀으니, 이쯤되면 투표한 사람만 바보되는 거다. 이랬는데도 다음에 또 나와서 사과 한마디 없이 무관심이 어쩌고 그러면 진짜 한 대 때려줘야한다. 사실 도청 문제를 제기한 모 선본은 황라열사태때부터 시원하게 문제 제기는 잘 하는데 제대로 수습하는 것을 보지를 못한 것 같다. 이번에 선거에 나오지 않은 모 학정조가 치고빠지는데 진짜 얄미울 정도로 잘한다면, 이 선본은 정말 "팀킬하는거냐?"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상황 파악을 못한다. (비슷한 집단이 하나 떠올랐는데, 아마 지금의 민주당이 그렇지 않을까 싶다. 밥먹으라고 숟가락까지 올려줬는데 먹지도 않고 발로 걷어차는 모습이 유사하다.) 그밖에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이건 이쯤에서 그만두고, 매번 투표로 골치아플 바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총학생회를 운영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사실 고대사 수업을 듣다가 문득 생각났다.)

 1. 재학생의 1/100, 혹은 1/50을 무작위로 추첨하여 학생 대표인단을 구성한다. 단대별 학생 수 비율도 고려해서. 

 2. 대표인단과 전학대회 참가자가 모여 회의를 개최하여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집행부를 선출한다. (솔직히 이것도 이들 중에서 추첨하여 구성하라고 건의하고 싶기도 하다. 간선이되 간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그래도 문제라면 임기를 3개월 내지 한학기로 줄이면 되겠지) 후보는 자원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반상회의 원칙", 즉 "불참자도 후보가 된다"를 적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교황선출 방식대로 결과가 나올때까지 모두 가둬놓던가.

 투표율이 50%가 넘어야 성사된다는 것은 사실 대의문제일텐데, 이걸 좀 고쳐야 그나마 학생회가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대의가 현실의 발목을 잡는 꼴. 그렇게 대의가 문제면 정식 투표기간에 50%를 못넘기면 3일 연장하되, 그 뒤로도 50%를 넘지 못해도 그냥 개표를 하는 식으로 바꾸던가. (좀 흥행을 고려한다면, 요즘 후보 경선하는 것처럼 단대별로 총학 선거를 다르게 해서 여론환기를 하던가, 아니면 아예 미국처럼 선거인단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물론 그러면 인문대는 좀 곤란하겠지만.)

 사실 총학생회 선거 회칙을 고치려면 보다 전학대회나 그 이상(가령 총투표)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져야겠지만, 총학생회 선거도 성사되지 못하는 마당에 이런건 꿈에서도 불가능한 일이겠지? 우린 안될거야 아마.

posted by Gruentaler
2010. 3. 9. 16:24 생활의 발견

 핸드폰 번호를 바꾼지 한달. 하지만 이 번호의 전주인은 아무에게도 자신이 번호를 바꾸었음을 알리지 않았나보다. 아직도 하루에 한번꼴로 전주인을 찾는 전화나 문자가 온다. 전주인을 찾는 전화는 대체로 적어도 목소리로는 나이 좀 있어보이는 중장년이었는데, 어제 온 문자는 평소(?)와 다르게 매우 젊고, 발랄하고, 귀여운(척하는) 말투였다. 하지만 발랄하고 귀여워봤자 그건 전주인에게나 그런거지, 나한테는 상관 없는일. 결국 참다못해 번호가 바뀌었고, 전주인의 바뀐번호를 알게되거든 주변 사람들에게 번호바꿨다고 제발, 부탁하건데 연락을 돌려달라고 전해주라고 답을 했다.  어쩌면 나의 분노는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내가 받고 거는 전화보다 전주인에게 걸려오는 전화가 더 많다. 이런 인기쟁이같으니. 아무튼 덕분에  난 그의 이름과 사는곳과 어디서 쇼핑했는지까지 다 안다. 정말로 그 이상은 알고싶지 않다.
posted by Gruentaler
2010. 3. 9. 16:16 생활의 발견


 오늘 수업준비를 어제 밤에 마무리하고 잘려고 했지만, 너무나 피곤해서 결국 그리하지 못하고 조금 일찍 일어나서 마무리지었다. 사실 그렇다고 오늘 아침에 과연 마무리를 했냐면, 그렇게 하지도 못했다. 결국 찝찝한 마음으로 전철을 탔고, 자리에 앉아서 읽어야 할 것들을 마저 봐야 했지만, 충분히 잠을 못자서 그랬는지 꾸벅꾸벅 졸았다. 졸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낙성대 역이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내렸는데 생각해보니 우산을 놓고 내렸다. 다시 전철에 올라타서 우산을 집어들고 다시 나오려는 순간, 전철 문은 닫혀서 덕분에 입구역까지 갔다. 낙성대역으로 돌아오니, 마을버스 줄은 저 멀리 횡단보도 너머까지 이어졌다. (8년 등교사(史)에서 가장 긴 줄이지 않았나, 싶다. 본부가 '회심의 카드'로 마련한 방안인 9시반 수업이 순간적인 적체 현상을 만성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나의 걱정은 이렇게 들어맞았다.) 뒤늦게 버스에서 허겁지겁 읽고 발표문도 고쳤지만, 정신없이 학교에 오다보니 수업시간 내내 정신이 멍했던 것도 있고해서 뒤늦은 마무리는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 같다. 쓰다보니 거의 모든 문장이 부정문이네. 카프카는 사람 여러명 힘들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듯.
posted by Gruenta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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