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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발길을 멈추고 주저앉고 말면 우리 삶은 거기서 끝나게 됨이라 - 이청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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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 22. 21:32 서양사 관련

 독일사의 기말과제는 골드하겐의 책에 대한 서평이었다. 어제까지였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결국은 오늘 새벽 세시에야 완성을 했고, 어차피 늦은거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더 보고 내자 했던 것이 아침에 한 번 더 보고, 오후에 대학원 친구에게 한번 읽어달라고 해서 다시 검토받고, 오후 네시에야 제출했다............는 줄 알았는데, 내가 선생님 메일 주소를 잘못 입력해서 가지 않았다는 것을 한시간 뒤에 알고 그래서 결국은 다섯 시쯤에 제출을 했다. 물론 선생님이 언제 열어 보느냐는 또 다른 이야기겠지...

 시간을 조금 더 들여서 다시 한 번 천천히 읽고 쓰면 좋았겠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뻔하디 뻔한 '그럴 시간이 없'었던 이유도 있고, 사실 이 책은 논점도 그다지 마음에 안들고 계속 같은 주장만 반복하는게 짜증나서 미루고 미루다 결국 안읽었다고 말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다만 쓰다보니 독문과 수업 준비하면서 읽은 내용들이 생각나 왠지 모처럼 득템한 것을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서 여기저기 끼워 넣었는데, 제대로 했는지나 모르겠다. 거기다 서론과 결론은 각각 첼란(그는 외친다 더 달콤하게 죽음을 연주한다 죽음은 독일에서 온 명인 - 죽음의 푸가)과 아도르노의 말(구조(救助)하는 것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역사는 지옥이 된다. 이 지옥을 이후의 시민들이 스스로 열었다. - 카프카 단상)을 인용을 했는데, 우리의 선하신 신선생님이야 그냥 웃으면서 넘겨줄 것 같지만, 지난 해에 들었던 모 선생님들 같았으면 괜히 쓸데없는 짓 했다고 한마디 써서 돌려주셨을 것 같다는 지레짐작도 해보고..

 하지만 끝내 정하지 못했던 것은 제목이었다. 그래서 뭐라고 써야 하나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뭔가 책이나 영화 제목이나 기타 각종 유명한 어구들을 조합하면 그럴 듯한게 나오지 않을까 하다가 문득 다시 아도르노가 생각이 났고, 또 벤야민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나온 것이 "일방통행하는 부정의 변증법" 아... 내가 생각해도 진짜 "허세 돋는다." 

 ...그래도 한 과목 끝냈다. 오늘 중으로 부디 다른 한 과목도 끝낼 수 있기를.
posted by Gruentaler